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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황에 더 잘나가는 고급빌라-한남·청담…100억원대 VVIP빌라 ‘후끈’
매체명 매경이코노미 게재일 2017.04.24 조회수 1227
단독주택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청담동, 한남동 등 서울 부촌에는 소위 ‘빌라’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이 꽤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와 정국 혼란,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부동산 시장은 숨죽이고 있지만 고급주택 시장에선 값비싼 빌라 공급이 이어지며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소위 ‘빌라’라고 하면 단독주택가에 비좁게 지어진 연립주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고급빌라는 분양가나 시세가 30억원 이상, 공급면적 330㎡(100평) 이상, 고급 마감재로 시공된 20가구 미만의 단독주택·연립주택·빌라를 통칭한다. 

또 한 가구당 자동차 4~6대 주차 공간은 물론이고 엄격한 보안시설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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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위치한 ‘라테라스한남’은 전용 244㎡ 공시가격만 41억원 넘는 고급빌라다.
고급빌라를 나누는 기준이 20가구 미만인 이유는 따로 있다. 20가구 이상 분양하면 건축법이 아닌 주택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인허가 과정이 복잡해지고 일반청약을 통해 입주자를 모집해야 한다. 또 2015년 이전에 지어진 고급빌라들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20가구 미만 단위로 단지를 쪼개 분양하기도 했다. 청담동 마크힐스(2010년 입주)의 경우 1·2차를 합친 가구 수(38가구)가 20가구를 훌쩍 넘기 때문에 별도의 인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고급빌라는 어디에 있을까.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공동주택은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다. 2015년 61억1200만원이었던 집값이 지난해 63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이어 바로 옆 ‘트라움하우스3차’ 전용 273㎡(44억4000만원)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고급빌라로 자리매김했다. 그다음으로 비싼 곳이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전용 265㎡ 44억800만원)’다. 이외에 강북에선 한남동 ‘한남더힐(4위, 전용 244㎡ 42억1600만원)’과 ‘라테라스한남(7위, 전용 244㎡ 41억3600만원)’이 초고가 고급빌라로 통한다. 

다만 이들 가격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평가한 ‘공시가격’일 뿐 시세는 이보다 훨씬 높다. 일례로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는 현재 100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고 지난 2015년 12월 70억원에 실거래된 바 있다. ‘라테라스한남’도 2015년 전용 243㎡, 244㎡가 각각 57억원(7월), 50억원(10월)에 팔린 것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끊겼다. 

한남동에서 고급주택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고급빌라는 물량 자체도 적고 수요층도 극도로 한정돼 있어 감정평가사도 적정 가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단지, 면적이라도 거래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합의하는 가격이 곧 시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축 고급빌라 공급이 가장 활발한 곳은 청담동과 한남동이다. 

청담동 고급빌라촌은 1990년대 후반 청담사거리를 중심으로 도산대로와 명품거리 뒤편의 낡은 연립주택을 고급빌라로 재건축하면서 조성됐다. 재계 2·3세 젊은 신흥 부자들과 경영인, 연예인이 입주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이곳 청담동에선 남아 있는 노후 연립주택을 고급빌라로 재건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1980~1990년대 고급빌라의 시초로 알려진 효성빌라가 대표적이다. 효성빌라는 35년 만에 재건축해 내년 11월 ‘효성빌라청담101’로 준공된다. 2개동 35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효성빌라청담101은 전용 240㎡ 분양가가 60억원대, 6~7층 복층 펜트하우스(전용 270㎡)는 90억원대로 알려졌다. ‘호텔 엘루이’가 있던 자리에는 ‘더펜트하우스청담’이 들어선다. 부동산 개발업체 빌폴라리스가 호텔을 인수했고 철거를 시작해 2019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용 273㎡, 396㎡ 29가구 규모며 모두 복층구조다. 모든 가구 거실에서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전용 풀을 갖춘 최고층 펜트하우스(2가구, 계약면적 1014㎡)의 분양가는 180억원대고 나머지는 70억~110억원대로 책정됐다. 

1960년대 외국인 기술자와 군 엘리트들이 주로 정착하던 한남동은 1970년대부터 대기업 부유층이 많이 이주해온 지역. 지금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교관, 외국 기업 임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곳 유엔빌리지 내에는 라테라스한남을 비롯해 CJ제이하우스, 키스톤하우스, 루시드하우스, 헤렌하우스 등 고급빌라가 다수다. 

한남동도 최근 고급빌라 재건축 대열에 동참했다. 유엔빌리지 내에선 최근 ‘한남타운’을 재건축하는 ‘410빌라(가칭, 17가구)’가 분양 중이다. 이 빌라 역시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평균 분양가는 80억~150억원대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기존 한남타운 7가구가 이주를 완료했고 4월 내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입주는 2019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급빌라는 수요자가 일반인이 아닌 기업인이나 자산가, 연예인 등 부유층인 만큼 주택 경기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고급빌라를 투자 대상으로 봐도 좋을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의견이 많다. “초고가 주택은 공급 자체가 적어 희소가치는 있지만 환금성 있는 투자처로 보긴 어렵다. 극소수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그들만의 세계’로 봐야 한다.” 한 고급주택 전문시행사 관계자의 평가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4호 (2017.04.19~04.25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