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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의 맨해튼’ 한남뉴타운 재개발 탄력…빌라 몸값 “부르는 게 값”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6-15 조회수 956

‘서울의 맨해튼’ 한남뉴타운 재개발 탄력…빌라 몸값 “부르는 게 값”

- 한남3구역 서울시 심의 통과… 2·4·5구역 계획안 마련 중
- 대지지분 쪼개기로 손바뀜 활발… 원주민 80~90% 떠나
- 3구역 3.3㎡당 최고 1억 넘어 ''과열단계 진입'' 지적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강북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14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 도심 재개발 사업지 중 가장 규모가 큰 한남3구역(총면적 38만5687㎡)이 최근 서울시 재정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수년간 답보 상태에 빠졌던 2·4·5구역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남3구역은 한강변 바로 앞에 들어선 데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비용, 여의도·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 등 ‘삼박자’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매매수요를 통한 손바뀜도 활발해 정비구역 지정 이후 구역 내 주택 원소유주의 80% 이상이 이미 바뀐 상태다. 올 들어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히 몰리며 빌라(다세대·연립주택)나 단독주택의 매매가격이 10% 가량 뛰었다. 

전문가들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은 사업이 장기화힐 수 있는 프로젝트인데도 이미 일부 구역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전매 차익을 노린 묻지마식 투자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개발 속도 내는 2·4·5구역

지난 2003년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보광동 일대에 총 5개 구역(총 면적 111만205㎡)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노후된 다가구·다세대주택이 즐비하지만 입지 등을 고려하면 개발 완료시 강북권을 대표하는 한강변 명품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개발을 둘러싼 상인·주민 간 갈등과 사업성 등을 이유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결국 한남1구역은 올해 초 재정비촉진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한남뉴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입주 가구 수가 많은 한남3구역이 전체 201개 동 5826가구(임대 877가구 포함) 대단지 아파트 탈바꿈한다는 계획안이 서울시 재정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재정비위원회 본회의에서는 재심사 보고만 이뤄지고 계획안이 확정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재개발 사업의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다만 아파트 최고층수는 기존 29층(95m)에서 22층(73m)로 높이가 낮아졌다. 저층 주택이 많고 구릉지 형태를 지닌 한남대교 남단과 한광교회 사이 지역은 기존 풍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저층으로 계획됐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단지 내 쾌적성을 높이고 개발이익까지 따지자면 당초 계획대로 아파트 최고 높이를 29층 이상으로 올려야 하는데 일단 장기간 표류된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 지침을 최대한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한남3구역 재개발 계획안 통과를 계기로 한남 2·4·5구역 조합들도 용산구청에 제출할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한남2구역(16만 2321㎡)은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보광초교 북측 관광특구(전체 면적 22%)를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며, 한남4구역의 경우 전면 재개발에 반대하는 신동아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파트가 거의 없고 저층 주택이 많은 한남5구역은 기존 지형과 도로를 고려해 총 2359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한남4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달 중 서울시 자문위원회와 상의해 정비계획안을 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서울시 지침대로 최고 층수는 22층으로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시기·부담금 등 따져본 뒤 투자 여부 결정해야”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남뉴타운 지역 내 주택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남3구역의 대지지분은 이달 현재 3.3㎡당 최고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서울에서 상업·업무지역이 아닌 주거지역 땅값이 3.3㎡당 1억원을 넘은 곳은 한남동과 압구정동 2곳뿐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3.3㎡당 7000만원 안팎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이 지역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지지분 33㎡인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경우 시세가 8억원(3.3㎡당 8000만원) 선이다. 연립·다세대주택보다 감정평가금액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단독주택도 지난해 말 3.3㎡당 2600만~2700만원에서 최근 3000만~3500만원대로 몸값이 높아졌다.

한남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빌라 등 지분 쪼개기를 통해 5억~6억원 정도의 비용만 갖고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투자 수요가 이쪽 지역으로 많이 옮겨붙었다”면서 “최근 구역별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딱지’(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거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한남뉴타운 지역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조합원 수 대비 건립되는 가구 수가 적어 추가 부담금이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에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으면 가격 거품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